우리나라에도 와인을 즐기는 인구가 날로 늘고 있다. 단순한 술이나 음료를 넘어 일상 문화와 건강 생활의 일부분이 되고 있는 와인은, 요새 길거리에 전문점도 많이 생기고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을 정도로 그 저변이 확대됐다. 이번 글에서는 어디 가서 와인 얘기하면 알아는 들을 정도로 짤막하게 와인에 대한 기초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와인의 종류
와인은 포도즙을 발효시켜 만든 술로 크게 '포도의 품종'과 '제조 과정'에 따라 구분된다.
와인의 색깔에 따른 구분
와인은 크게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으로 나뉜다. 레드 와인은 포도즙과 씨를 함께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색깔이 짙고 탄닌감이 강한 반면, 화이트 와인은 포도의 씨를 제거하고 포도만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색깔이 연하고 탄닌감이 적은 특징이 있다. 그 외 로제와인이 있다.
- 레드 와인 (red wine) : 붉은 포도 또는 검은 포도로만 만들 수 있는데 포도즙은 맑은 색이므로 붉은색은 껍질째 으깬 포도알 전체를 발효시키기 때문에 만들어 진다. 대표 품종으론 캐버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 멀로(Merlot) 등이 있다. 다양한 색의 레드 와인이 있지만, 영국의 와인교육기관인 WSET에서는 크게 자주(Purple), 루비(Ruby), 석류석(Garnet), 황갈(Tawny)색으로 분류한다.
- 화이트 와인 (white wine) : 포도즙만 발효시키므로 포도의 색깔은 관계없다. 대표 품종으로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 리슬링(Riesling) 등이 있다. WSET에서는 크게 레몬-그린(Lemon-Green), 레몬(Lemon), 금빛(Gold), 호박(Amber)색으로 분류하는데, 당도가 높을수록 색이 짙은 편이다.
- 로제 와인 (rosé wine) : 레드와인을 제조할 때 포도껍집을 조금만 사용해서 만들거나 레드 와인 제조과정에서 발효 전 즙을 추출해서 만들 수 있다. 또는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 만들기도 한다.
제조방법에 따른 구분
- 스파클링 와인 (sparkling wine) : 프랑스 샴페인 지방에서 제조되는 스파클링 와인인 샴페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화이트 와인 제조 시 2차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특징적이다. 샤도네이(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등의 포도품종으로 만든다.
* 스틸와인(still wine) : 기포가 없는 와인. - 디저트 와인 (dessert wine) : 완전히 발효를 시키지 않거나 늦은 수확(late harvest)으로 당도가 높아진 포도를 쓰기 때문에 다른 와인보다 달다. 당도가 높기 때문에 식사 후 디저트와 먹거나 따로 먹는 게 보통이다. 디저트의 당도와 맞는 디저트 와인을 곁들이는 게 좋다. 아이스 와인이 디저트 와인의 일종이다.
- 강화 와인 (fortified wine) : 일종의 디저트 와인으로 술을 넣어서 일반적인 와인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와인은 보통 10~15%의 알코올을 함유한 반면, 강화 와인은 18~22% 정도이다.
- 방향 와인(aromatized wine) : 독특한 향신료나 약초 등을 첨가해 향미를 좋게한 와인.
맛에 따른 구분
- 무감미 와인 : 드라이 와인(Dry Wine)으로 지칭되며 제조과정에서 완전히 발효시켜 당이 남지 않는다.
- 감미 와인 : 단맛이 강한 스위트 와인(Sweet Wine)으로 포도의 당분 함량이 높아지도록 늦게 수확해서 만들거나 잿빛곰팡이균(Botrytis Cinerea)을 이용하여 만든다. 또는 포도를 자연 건조해서 당분이 농축되어을 때 와인을 만들어 당도를 높이기도 한다. 포도를 수확하지 않고 겨울 추위에 얼린 다음 영하의 온도에서 따 압착하면 수분이 얼어 당분이 농축된 과즙을 얻어 이를 통해 만들 수도 있다.
- 미디엄 드라이 와인(Medium Dry Wine) : 단맛이 약간 나는 와인으로 데미 드라이(Demi Dry), 세미 드라이(Semi Dry), 오프 드라이(Off Dry)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무게감에 따른 구분
- 가벼운 무게감(light)
- 중간 무게감(medium)
- 무거운 무게감(full)
알코올 도수에 따른 구분
- 라이트 와인 : 알코올 도수가 8% 이하로 일반 와인의 알코올 도수 10~15%보다 낮은 와인. 와인의 알코올은 효모의 작용으로 당분이 변화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포도알에 당이 부족하면 라이트 와인이 만들어진다. 스위트 와인을 만들 때 발효를 일부로 종료하여 만들기도 한다.
- 헤비 와인 : 알코올 도수가 14% 이상으로 일반 와인보다 높은 와인. 더운 날씨로 당분이 많이 함유되는 프랑스의 남부 론이나 호주 등의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경우 만들어진다.
생산지에 따른 구분
프랑스의 경우 보르도, 부르고뉴, 샴페인 등 지역별로 와인의 특징이 다르다. 또한 이탈리아의 경우 산지와 해안지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산지에서는 탄산이 많이 들어가고 해안지역에서는 탄산이 적게 들어간다. 제조 연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빈티지라고 한다.
유명한 와인 브랜드로는 보르도(Bordeaux) 와이너리, 부르고뉴(Bourgogne) 와이너리, 랑그독(Languedoc)과 루씨옹(Roussillon) 와이너리, 발레 뒤 혼(Vallée du Rhône), 프로방스(Provence) 와이너리, 발 드 루아르(Val de Loire) 와이너리, 보졸레(Beaujolais) 와이너리, 알자스(Alsace) 와이너리, 베르주락(Bergerac) 와이너리, 남 서(Sud-Ouest) 지방 와이너리, 꼬냑(Cognac)과 피노 데 샤렁트(Pineau des Charentes) 와이너리, 아르마냑(Armagnac) 와이너리, 쥐라(Jura) 와이너리 등이 있다.
와인 고르는 방법
일단 와인을 직접 시음, 시향을 해보던가 와인 색깔을 확인하여 고르는 방법이 있다. 다른 방법으로는 와인에 붙어 있는 라벨 정보 (포도 품종, 포도 수확 연도, 생산연도, 와인 생산지 등)를 확인하고 선별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어느 방법이나 쉽지는 않다.
와인을 고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다.
와인 어플 'Vivino’ 이용
'와인 평점과 후기'를 확인할 수 있어 와인을 고를 때 유용하다. 이용 방법은 Vivino 어플을 실행한 뒤 어플 하단 중앙에 있는 카메라 버튼을 눌러 검색하고자 하는 와인 라벨을 잘 보이게 찍으면 된다. 그러면 와인 평점, 후기,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평균 평점 3.9 이상의 와인을 선택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영어로만 이용 가능하다.
기본 품종과 국가, 스타일로 선택
세계적으로 1만여종이나 되는 포도 품종을 다 알 수는 없다. 국내에서 자주 취급되는 품종이나 지역을 알아두면 구매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어떤 방법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맛과 상황에 맞게 고르는 게 좋다.
와인 즐기는 법
적정온도에서 즐기기
화이트 와인은 차갑게, 레드 와인은 실온에서 마시는 것이 상식이다. 일반적으로 레드와인에 적절한 실온은 16~18도 전후를 얘기한다.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은 4~14도 사이에서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과일 향이 진하고 가벼운 느낌의 화이트 와인은 그중 낮은 온도에서 오크 숙성으로 풍미가 깊고 무거운 느낌의 화이트 와인은 12~14도 전후에서 즐기는 게 좋다.
* 숙성이 덜된 레드와인은 실온보다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더 좋다.
음식을 곁들이기
기본적으로는 쇠고기 등 붉은 살의 육류에는 레드와인을, 해산물이나 샐러드에는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와인 예절
와인을 받을 때 잔을 들지 않는다.
와인잔길기 때문에 와인잔을 들어서 받으면 무거운 와인병을 더 높이 들어 와인을 따라야 하므로 따르기 쉽지 않게 된다. 또한 와인은 와인잔의 가장 넓고 볼록한 부분까지 따르는 것이 좋은데 잔을 비스듬히 들고 있으면 와인을 얼마나 따랐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정량보다 와인을 덜 따르거나 너무 많이 따르게 될 수 있으므로 잔을 들지 않고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로 받는다. 어른이 따라주는 경우 성의표시로 가볍게 잔의 베이스(받침) 쪽에 손을 대고 있을 수 있다.
와인잔으로 자주 건배하지 않는다.
와인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기 때문에 잦은 건배는 와인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처음 와인을 받고 한두 번 정도건배하는 것은 괜찮다. 건배할 때는 잔의 가장 볼록한 부분을 살짝 부딪치고 입술이 닿는 부분이 부딪히지 않도록 한다. 또한 와인잔은 돌려가며 마시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와인잔은 첨잔(添盞)한다.
와인잔이 비어 있는 것이 에티켓에 어긋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와인잔이 다 비워지기 전에 와인이 남아있는 잔에 계속해서 추가한다. 만약 와인을 더 마시고 싶지 않으면 소믈리에 또는 서버가 와인을 따라주려고 할 때 손으로 와인잔 위를 살짝 덮어 의사를 표현하거나 와인잔에 있는 와인을 모두 마셔 비우면 된다.
입과 잔 테두리를 청결하게 한다.
와인은 음식에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기름기 같은 것이 잔에 묻기 쉽다. 와인 특유의 풍미를 온전히 즐기기 이해서는 와인을 마시기 전에 냅킨으로 입 주위를 닦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입술의 립스틱이 잔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잔에 묻은 경우 엄지 손가락으로 즉시 닦는 것이 좋다. 와인을 음식과 함께 마셔 입안에 섞이게 되면 와인 특유의 섬세한 풍미가 없어져 버리므로 입안에 음식물을 넣은 채 마시지 않아야 한다.
와인잔은 다리부분을 든다.
와인잔으로는 대개 튤립 형태의 다리가 긴 잔이 사용되는데, 이는 와인의 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다리부분이 긴 것은 와인이 들어있는 부분에 손을 대지 않게 함으로써 최적의 온도가 손의 온도로 데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때문에 와인잔을 들 때는 잔의 다리 부분을 드는 것이다.
앙금이 일어나지 않게 따른다.
와인은 품질이 좋을수록 앙금이 있다. 특히 레드와인은 눈에 띄게 앙금이 나온다. 이 때문에 와인을 따를 때는 흔들지 말고 차분히 따르는 것이 좋다.
이상으로 와인의 기초 여러가지를 알아보았다. 잘 숙지했다가 좋은 와인을 잘 즐기시기 바란다. 알수록 즐거워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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