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manner) 또는 에티켓(etiquette)이란 표현을 듣거나 써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둘 모두 한국어의 예의범절과 비슷한 뜻으로 차이가 없어 보이고 실제로 구분 없이 쓰이고 있는데 둘은 과연 같은 의미의 단어인지 이번 글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에티켓이라는 표현은 옛날 프랑스 베르사유 궁의 입장 '티켓'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이 티켓에 궁전 내에서 지켜야 할 예절이 적혀있던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옛날 베르사유 궁에 예의 없는 사람이 화단에 들어가 꽃을 훼손하자 화원에 출입금지 푯말을 설치했는데 출입금지 푯말을 뜻하는 estiquier('붙이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반면에 매너는 손 또는 행동, 습관을 뜻하는 라틴어 'manu'와 방식, 방법을 의미하는 역시 라틴어 'arius'가 합쳐져 예의라는 뜻의 매너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그럼 이 둘은 어떻게 다를까. 에티켓은 합리적인 행동기준이라 할 수 있고, 매너는 그것이 표현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에티켓'이 '형식'인 반면 '매너'는 이 형식을 표현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래서 매너에 대해서는 우리가 좋다 나쁘다고 하는 반면에 에티켓에 대해서는 있고 없고를 얘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티켓이 나쁘다'라고 하지 않고 '에티켓이 없다'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면, 인사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인사를 한다는 것이 있으므로 ‘에티켓이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그 인사를 경망하게 하느냐 공손하게 하느냐와 같은 인사의 방식에 대해서는 ‘매너가 좋다’, ‘매너가 나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는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때 화장실 칸의 문에 노크를 하는 것은 '에티켓이 있다'라고 할 수 있고 노크를 하지 않고 문을 열려고 한다면 '에티켓이 없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노크를 조심스럽게 한다면 '매너가 좋다'라고 할 수 있으며, 노크를 할 때 문을 쾅쾅 두드린다면 '매너가 나쁘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매너'와 '에티켓'을 구분해 보았다. 매너가 좋은 것은 에티켓이 있는 것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에티켓도 있고 매너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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